뭔가 신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느끼는 건 소수지만 아이들이 꾸준히 찾아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저희가 많은 학생을 감당할 수도 없으니까 지금 이대로 할 수 있는 만큼씩 아이들을 맞이하는 것이 가장 적당한 것 같습니다. 이 마을에 (그리고 이웃 마을에서도 오기 시작했어요) 작은 희망의 씨앗이 뿌려지는 소리이길 소망해봅니다.
여러분과 함께 ㄱㄷ로 구하던 영어 선생님이 드디어 오셨습니다. 인도 ㅅ역자 두 분이 올 1월부터 조인해서 저희와 1년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주께서 보내주신 두 자매가 성실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아이들도 너무 이뻐해줘서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자신들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행복해합니다. (그렇게 보입니다.) 여기 아이들이 이쁘고 사랑스럽거든요. 아내도 아이들이 귀엽다고 공부하다가 제게 카톡 메세지를 보낸다니까요. ㅎㅎㅎ 아이들도 선생님들을 좋아합니다. 저는 덕분에 새로 등록하러 방문하는 학부모들과 만나 대화하고 등록할 수 있는 시간적 여력도 생겨서 센터가 나름 톱니바퀴 맞듯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스태프 미팅이라 명칭하고 선생님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원봉사로 섬기고 계시지만 간혹 아이들 간식도 가지고 시내에서 오시니까 (감동) 매달 오가는 차비와 간식비 정도를 보태 드리기로 아내와 결 정하고 전달하는데 극구 사양하셨습니다. 자신들도 이 4역이 ㄱㄷ 응답이었고 즐겁고 감사하다며. 물론 우리가 이겼죠. 딱 차비랑 간식비인데 그런 놀라는 반응에 저희도 덩달아 놀라고 감사했습니다. (음... 적어서 놀라신 건 아닙니다. ㅋㅋ) 두 분 다 싱글 자매여서 결혼을 하기 위해 올 12월에 철수하십니다. 배우자가 있어서 철수하는 건 아니고 이곳에서는 배우자 를 구하기 힘드니까 고향으로 가시는건데 벌써 아쉽고 빈자리가 커 보입니다. 벌써부터.
그래서, 누구든 단기/중기로 저희와 함께 4역하실 분들을 조심스레 초대해봅니다. 2~3일은 센터에서 아이들과 (영어나 한 국어 혹은 컴퓨터) 수업하고 나머지 2~3일은 언어도 배우고 현지 문화도 경험하고 천산에 꼭꼭 숨겨진 나라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인생에 의미가 되어주십시오. 기회가 없어 소망을 꿈꾸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여러분 인생의 일부를 투자해주십시오. 여러분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무엇과도 대체하기 어려운 귀중한 인생경험이 되도록 갚아 주실 것입니다.
아내는 현재 한국어와 산수를 가르치고 있는데 너무 벅차 보입니다. 한국어 선생님이 더 계셔서 아내는 수학만 맡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정 영어 선생님도 고용해야 하고 행정을 맡을 분도 고용해야 합니다. 또 함께 ㄱㄷ해 주실거죠? 모든 고용이 이루어졌을 때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센터를 유지할 것인지 고민은 항상 하고 있지만 일단 인도하심을 구하며 한 걸음 나아갑니다. 항상 그랬듯 대책 없는 삶처럼 보이지만, 옳은 일이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해야 하는 일이고 할 수 있다고 아이들을 겪을수록 더 확신이 차오릅니다. 그리고 신나요!
아내가 수학 수업 이야기를 해주는데... 생각보다 기초가 없네요. (물론 영어도...) 이 이야긴 아내가 좀 더 소상히 나눠줄
걸로 예상하여 저는 말을 줄이겠지만... 심각합니다. 마침 저희가 1~4(5?) 학년을 대상으로 이뉴마스쿨이라 불리는 영어 와 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그 프로그램을 위해 태블릿 20대가 갖추어졌고 프로그램 라이센스 21개 를 구매하여 (3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걸 오래전부터 계획하였고 드디어 작은 출발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마침 아내가 수학을 가르쳐보니 이곳 (모든) 저학년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 프로그램을 적절한 시기에 시작할 수 있게 되어 기대가 무척 큽니다. 지금은 저학년 21명에게만 제공될 이 수업을 나머지 모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ㄱㄷ합니다.
너무 신이나서 떠들다 보니 깜박했네요. 올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따듯한 아파트 생활 7년하 고 땅집으로 이사 와서 지난겨울을 제일 춥게 보냈었습니다. 그래서 외벽 보수공사도 하고 지붕 보수 및 보강 공사도 했기에 영하 10~15도 까지는 어느정도 버틸 만하다며 지내고 있었는데, 아 뿔싸, 올겨울 영하 25도 까지 내려갔습니다. 키국에 온 후 가장 추운 겨울을 땅집에서 지냈습니 다. 집안 창가에도, 문에도 제법 두꺼운 얼음이 얼었습니다. (문 하나는 꽁꽁 얼어붙어 열리지도 않고) 엎친데 덥친 격으로 올 겨울 전력난으로 정전도 자주 되었고 가정마다 공급하는 전력도 낮 게 셋팅 했는지 난로를 때우지 않고 전기로만 난방을 하는 저희 집이 아~주 자주 정전이 되었습니 다. 다행히 이럴 경우를 대비해 구매한 발전기가 빛을 보았습니다. 그거 없었다면 둘 중 하나죠. 얼어 죽거나 호텔로 피신 가거나. 센터 운영도 어려웠을 겁니다.
발전기 구매 도움주신 것 두고두 고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자주 정전이 돼서 올해도 지난 겨울처럼 난방을 밤에 잘 때는 방에만,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방은 끄고 거실에 하나만 틀면서 지냈습니다. 발전기가 있지만 연료비가 많이 들기도 하고 자주 채워 넣기도 수월찮고, 너무 추운데 수시로 밖에 나가 리셋해야 하고, 등등, 여러 이유로 그리 엄 동설한을 지냈더니 화목난로 하나 꼭 장만하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부디 이 마을에 가스도 들어오고 전력난도 해소되고 뜨 끈뜨끈한 화목난로도 피워 따듯한 겨울이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물도 잘 나오고.ㅠㅠ
가만 생각해보니 기쁜 일도 있었지만, 두렵고 떨리는 일도 있었고, 여전히 어려운 일들, 긴장된 순간과 여러 가지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이 있었습니다. 센터에서 공부하는 아디나가 초대해서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집을 눈 덮인 겨울밤을 헤집 고 찾아갔다 겪은 행복과 긴장과 무섭고 떨림이 이상하게 섞여있는 이야기 등등. 아직도 나누고 싶은 따끈따끈한 이야기는 오늘은 잠시 고이 접어 넣어두겠습니다.
신나는 일들이 일어나면 지난 어려운 순간들도 희미하게 지워지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그게 아버지 은혜 아니겠습니까 가 만히 여러분의 삶을 돌아보아 이리저리 돌려보고 곱씹어보세요. 먹구름에조차 섞여 있는 은빛줄처럼 반짝이는 그런 은혜의 순간들을 발견하실 겁니다. 올해 혹시 먹구름이 몰려올 때 그런 빛나는 순간들을 발견하시고 기억해내시기 바랍니다. 키국에서 윤재웅 드림
삼남매 엄마 이야기
갑작스런 한파로 일주일 일찍 시작된 공립학교 방학은 날이 풀리지 않아 개학이 일주일 연기되었습니다.
택함이가 먼저 개학해서 이 아이를 우선 챙길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택함이는 올해 마지막 12학년을 아주 알차게 보내 고 있습니다. 6학년 때부터 열심히 뛰던 농구팀에서는 올해 캡틴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 비시켁에서 열린 국제학교연합 농구대회에서 우리 학교가 우승했습니다. 출전한 여섯 학교 중에 우리 아이들학교가 유일하게 농구장이 없는데, 여기서 2 년 연속 우승한 바람에 아이들과 코치가 너무 기뻐했습니다.
새로운 영어선생 님들과 새학기 수 업이 시작됐습니 다. 두명의 아이 들과 한반, 세 명
의 아이들과 한반. 두 반으로 시작한 수업이 이제는 더 많은 아이들이 모여서 다섯 반 (각 반 마다 영어, 한국어, 수학 수업) 이 되었습니다. 오려는 아이들을 다 수용 못하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아이들은 최대한 수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 다.
그동안 가정방문을 통해 집에서만 만나던 아이들이 샌터 수업에 열심히 오면 더 기특 합니다. 집에서 만날 때보다 훨씬 더 밝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몇 년을 만나온 저도 놀라울 정도입니다.
허름한 집에서 우리가 가져간 식료품 등을 받을 때는 수줍어하던 친구들이었는데, 센터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반갑게 제 이름을 부르고 숙제해 온 것들을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밝습니다. 가정방문에서는 사진을 요청하기 도 미안해서 찍지 않았지만, 깨끗한 교실에서 친구들과 밝은 모습으로 있는 아이들은 사진 찍을 때도 잘 웃어줍니다. 그래 서 아이들과 저는 이 센터가 참 좋습니다.
우리 센터가 이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이 되면 좋겠습니다. 좋은 선생님과 맛있는 간식이 있는 곳, 쉬면서 책 읽 을 수 있는 공간, 깨끗한 화장실이 있는 곳… 버스타고 시내 나가지 않아도 되는 재미있는 공간 ; 이 동네의 랜드마크가 되 는 꿈을 꿉니다.
전력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춥고, 물이 안 나와서 받아 놓은 물로 지낼 때도 있지만, 이런 건 시골생활에 아주 작은 이야기 거리일 뿐입니다.
작은 꿈들이 웃는 얼굴로 우리를 찾아와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하고,한국어를 공부 하고, 수학 연습지를 매일 하나씩 풀어
줄 때면 이 곳에서 일어날 더 큰 이야기들을 기대합니다. 사실 편지니까 더 큰 이야기라고 쓰지만, 지금 찾아오는 작은 꿈 들 하나하나가 충분히 크고 예쁩니다.
새해 건강하세요.
기도해주세요
1. 평안, 회복, 하람, 주영, 택함이에게 향하신 주의 선하심과 신실하심을 맛보아 알도록
2. 이 땅, 이 마을 아이들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이들에게 잘 전달하도록
3. 좋은 성품과 실력을 겸비한 스태프들을 만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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